트친분 연성이 너무 취향이라. 매일 밤마다 거미다리가 등에서 튀어나와 고통받는 거미요괴 마키~ 지만 정작 마키는 한 마디도 없음 주의.
기억의 시작점은 분명치 않다. 지금 이 산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막 싹을 틔울 무렵을 지나고, 이 곳이 하코네라 처음 명명되어진 날을 지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과, 또 그만큼의 묵은 기억들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은 언제나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 어느 것은 풀잎에 맺힌 아침이슬의 기억이었고 어느 것은 봄바람을 타고 날던 민들레 홀씨의 기억, 또 어느 것은 산 꼭대기 가장 높은 나무, 그 중에서도 제일 위, 태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늘을 바라보던 나뭇잎의 기억이라 하코네 산의 산신 토도 진파치는 그 수많은 것들의 혼이 모여 제가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토도는 하코네에 뿌리를 두는 그 모든 것들을 어여삐 여겼다. 산의 일부에서 태어난 자신이니 산이 품은 것들은 제 분신이자 자식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한 까닭에서다. 덕분에 하코네 구석구석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으며 그가 축복해주지 않은 생명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3일 전까지의 토도 진파치는 생각했었다.
토도가 넓은 하코네 산 깊숙한 곳에 있는 동굴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 3일 전, 막 태어난 새끼 토끼 한 마리를 쓰다듬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레 웅성거리는 나무들에 의아함을 느껴 물으니 볕도 들지 않을 만큼 깊은 산속에 자리한 동굴에서 얼마전부터 신음소리가 흘러나온 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길을 잃은 인간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으나 3일이 지난 오늘, 까치를 통해 또 다시 밤마다 들려온다는 신음소리 이야기를 듣자 발걸음을 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부터 그 곳은 이상하게도 음기가 잘 드는 곳이라 자주 들여다보아야 했는데, 근래에 봄꽃을 피우느라 소모한 힘을 회복한답시고 잠시 눈을 돌렸더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아 그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나무들이 터주는 길을 익숙하게 따라 걸어온 토도의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동굴 입구 밖으로 삐져나온 머리칼이었다. 빛이 없음에도 기이한 광택이 도는 초록빛은 마치 비단 벌레 같다. 가까이 가니 길이도 제법 긴 것이, 오랜 세월 보아온 인간들 중에서도 이 만큼 머리 길이가 길었던 자는 없었다. 그의 눈길이 머리카락 다음으로 향한 곳은 등이었다. 굵고 마디진, 시커먼 여덟 다리가 튀어 나온 뼈가 도드라져 보이는 마르고 하얀 등. 굵을 뿐만 아니라 길이도 기이하게 길어 기분 나쁜 다리가 시작하는 지점은 온통 피와 상처투성이로, 참혹한 몰골을 하고 있다. 아마도 이 곳에서 들려오던 신음소리는 밤마다 등가죽을 찢고 다리가 튀어나오는 고통을 이기지 못한 이 요괴의 입에서 나온 것일 테다. 그리고 긴 고통의 시간이 끝나면 이렇듯 정신을 잃었을 것이고, 깨어나면 또 다시 저녁이라 이 동굴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한 것이리라. 언제부터 이 곳에 존재했는지는 몰라도. 산신의 단단한 손이 등의 상처를 부드럽게 어루만지자 흉했던 상처가 매끄럽게 아물었다. 가여운 거미로고. 토도는 그 자리에 서서 오래도록 안쓰러운 눈으로 기절한 요괴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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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산신토도는 이랬음 좋겠다~~하는 내 개인적인 취향밖에 없는듯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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