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만 조금 차용해서 내가 보고 싶은 장면만
마키시마 유스케는 한숨을 쉬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진즉에 도망친 지 오래. 이 곳에는 저와 토도 진파치 둘 뿐이다. 토도 진파치는 거친 숨을 내쉬며 들고 있던 도미네이터를 내던졌다. 토도의 손에서 떨어지자마자 붉게 변한 도미네이터는 시멘트 바닥과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마키시마는 제자리에 서서 미동조차 않는 토도를 바라보다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그의 한 쪽 팔에 시선을 두었다. 그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토도 진파치의 앞에 존재했던 남자를 떠올렸다. 남자는 삼심대 후반 즈음으로 보였었고, 겁에 질려 잔뜩 일그러진 얼굴과 삼십분에 걸친 추격전으로 인해 흥건한 땀만 아니었더라면 제법 호감형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었다. 저 녀석에게 달려들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마키시마는 쯧, 혀를 찼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문다고 했던가. 주위를 둘러보며 낭패란 표정을 짓던 남자는 품에서 만년필을 꺼내더니 도미네이터를 겨누고 다가오는 토도에게 달려들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만년필의 촉은 꽤나 날카로워서 토도는 생각보다 깊은 상처를 입었고 패럴라이저로 세팅되어 있던 도미네이터는 디컴포저가 되어 고양이를 물어버린 생쥐는 곧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늘은 제발 별 일 없이 지나가기를 바랐던 마키시마에게는 매우 유감인 일이었다. 우선 눈 앞에서 사람이 분해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며 두번째 이유는 시한폭탄 같은 토도 진파치 때문이었다. 토도는 여전히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범죄계수 올라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잖니. 토도는 위험했다. 또 귀찮은 존재이기도 했다. 패럴라이저면 몰라도, 엘리미네이터나 디컴포저를 사용하고 나면 꼭 범죄계수가 높아져 감시관들의 골머리를 썩이는 것이다. 여기서 그가 마키시마 유스케에게 성가신 존재가 되는 첫번째 이유가 드러나는데, 토도 진파치의 범죄계수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사람은 마키시마 유스케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물론 평범한 대화를 통해서는 절대 아니었다. 마키쨩. 낮게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마키시마는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다가갔다. 상처나 좀 보아 줄 요량으로 팔을 잡자 눈 깜짝할 새에 제 손을 뿌리치고 입술을 맞부딪혀 온다. 내뱉는, 혹은 들이마시는 숨 하나도 허락지 않겠다는 둣 밀어붙이는 토도에 마키시마는 주춤 뒷걸음질을 치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 그와의 키스는 언제나 잡아먹히는 느낌을 들게 한다. 짐승을 잡기 위한 짐승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네. 마키시마는 제 혀가 뜯겨나가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어색하게 허공을 휘젓던 팔을 갈무리하여 토도의 어깨 위에 올렸다. 이것이 바로 또 다른 이유로, 한 번 치솟은 토도 진파치의 범죄계수는 마키시마 유스케와의 스킨쉽을 통해서만 정상범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실로 성가시기 그지없다,고 마키시마 유스케는 토도 진파치를 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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