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와무라 씨와 스가와라 군

35살 다이치, 고등학생 스가와라. 조각글+다이얼로그 조금


 “저…누구?”

 얼떨결에 말을 뱉고 나서야 사와무라는 제가 굉장히 무례한 행동을 했음을 깨달았다. 사와무라 다이치, 35세. 주말마다 센다이 시민 체육관에서 소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배구를 가르치는 그의 앞에 서 있는 것은 아무리 봐도 고등학생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소년이다. 

 “아, 오늘부터 봉사활동, 하기로 한 학생인데요. 직원 분이 이 쪽으로 가라고 하셔서…”

 스가와라 코우시라고 합니다. 머리카락이며 피부며 할 것 없이 색이 옅은 소년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많아 봐야 고등학교 2학년 쯤 됐을까, 긴장이 역력한 앳된 얼굴을 가늠해 보던 사와무라는 한 박자 늦게 목례를 하며 사람 좋게 웃어 보였다. 수강생들의 어머니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소를 꺼내자 스가와라가 따라 웃는다. 그 또래 남자애들치고 선이 곱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드러내며 웃는 모습은 영락 없는 소년이었다.


 “저번 달부터 갑자기 수강 인원이 늘어서요, 다른 타임 선생님께 푸념을 조금 했는데 체육관에서 이렇게 도움을 줄 줄은 몰랐네요.” 

 사와무라가 네트를 걷으며 말을 건넸다. 시끌벅적하던 꼬마들이 모두 떠나자 체육관은 놀랍도록 조용해서, 그의 단정한 목소리마저도 크게 울려 배구공을 줍던 스가와라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음, 그렇게 놀랄 것까지는 없는데, 하하.”

  어쨌든 자원봉사 신청해줘서 고맙다구요. 멋쩍게 뒷통수를 쓰다듬으려 손을 올리자 양 팔 가득들고 있던 네트가 바닥에 쏟아졌다. 풉, 하는 웃음과 함께 마지막 배구공을 바구니에 던져 넣은 스가와라가 가볍게 뛰어오는 소리가 체육관 천장까지 울려 퍼진다. 만난지 고작 세 시간도 채 되지 않은, 그것도 저보다 스무 살 가까이 어린 학생에게 못 볼 꼴을 보였다는 생각에 달아오른 사와무라의 얼굴에도 불구하고, 그 대신 네트를 마저 정리한 스가와라는 여전히 만면에 말간 미소를 띄운 채였다.  

 “크흠, 어- 그러니까, 만두 먹을래요?”


갓 쪄낸 고기 만두에서는 흰 김이 피어 올랐다. 봄이라지만 해가 넘어간 저녁 시간대에는 아직 쌀쌀한 바람이 불어서, 만두 뿐 아니라 입에서 내뱉어지는 숨결마저도 뚜렷하게 보였다. 스가와라는 괜찮다며 두어 번 손을 내저은 후에야 겨우 사와무라가 내미는 만두 하나를 받아 들었다. 

"오늘 견학해보니까 어땠어요? 정신 없었죠?”

아뇨, 그 나이 때 애들이 다 그렇죠, .”

하하, 어른스러운 친구네. 몇 살이에요?”

열 여섯이요. “

고등학교 2학년?”

, 맞구나. 혹시 무슨 학교 다니는지 물어봐도 돼요?”

, 카라스노요.”

, 진짜?! , 이거 대단한 우연인데. 나도 카라스노 나왔어요! 언덕 아래 가게 아직 있어요? 부 활동 끝나면 매번 거기서 지금처럼 만두 사먹었거든요. 배구부였는데, 내 입으로 말하긴 조금 뭐하지만 그 때 우리 학교가 시라토리자와랑 같이 현 내 베스트 2였어요. 주인 아주머니께서 애들 고생한다고 매번 한 두 개씩 더 얹어 주시고...”

, 그 가게 지금은 다른 분이 하세요. 예전 주인 아주머니 아들이신 것 같던데사와무라 씨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분이요. 조금 사납게 생기신…?”

아주머니 아들이면 케이신? 하하, 걔가 벌써 다 커서 가게를 봐요?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지금 우리 체육관에서 수업 받는 애들만큼 작았는데.”

지금은 노란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피어싱에, 담배도 피워요.”

,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조만간 한 번 들러야겠어요. 스가와라 군도 부 활동 하는 거 있어요? 아니면 그냥 귀가부?”

, 사실은 저도 배구부예요. 사와무라 씨한테는 까마득한 후배가 되겠네요.”

왜 그러세요?”

아직 더 놀랄 구석이 있을 줄은 몰라서…? 이 정도면 인연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요.”

건장한 남자 둘을 그런 말로 묶기에는 좀 징그럽지 않아요?”

이거 지금 친숙해졌다고 매정하게 구는 거죠?”

설마요.”

내가 그래도 스가와라 군보다 거의 스무 살은 많은데요.”

동안이시네요.”

“음... 한 마디도 이길 수가 없네.

"과찬이세요."

“하하, 그나저나 배구부면 여기 봉사 오는 시간이랑 주말 연습이랑 겹치지 않아요? 우리 때는 매일 나가서 해 질 때까지 학교 체육관에 붙들려 있었는데. 그 때 우리 감독님이 유난히 엄했던 걸 수도 있지만…”

“…주말 연습, 없는 건 아니에요. 그냥 조금 사정이 있어서. 저기, 만두 잘 먹었습니다. 이만 가 볼게요. 시간도 늦은 것 같고.

, 어어- 그래요. 잘 가고 다음 주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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